"염증성 장질환, 세심하고 철저한 관리가 중요"
이순용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염증성 장질환(Inflammatory Bowel Disease)은 원인 불명의 설사, 혈변이 계속되는 난치질환으로 최근 젊은 사람들의 유병률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현재까지 완치방법은 없지만, 증상이 없는 시점을 잘 유지하면 얼마든지 평범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따라서 전문가와 상의를 통해 치료 계획을 잘 세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대목동병원 소화기내과 김성은 교수는 “염증성 장질환은 만성적 복통, 설사, 피가 섞인 변, 체중 감소, 피로감 등의 증상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다”라며 “경제 활동과 가임기의 젊은 환자에게서도 발병하는 질환이기에 사회적으로도 관심이 필요한 질환이다”고 강조했다.
염증성 장질환은 면역 체계의 잘못된 반응으로 장 조직이 공격을 받는 만성 면역성 장질환으로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며 염증 반응이 누적되면 장 구조의 변형 등 여러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이다. 궤양성 대장염(ulcerative colitis, UC)과 크론병(Crohn’s disease)이 대표적인데, 궤양성 대장염은 대장과 직장만을 침범하고, 크론병은 입부터 항문까지 소화관의 어느 부분이라도 침범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 환자 수는 2017년 6만 741명에서 2021년 8만 289명으로 32%가 증가했으며, 이런 추세라면 2025년도에는 환자 수가 1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10~20대 연령에서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환경적 영향, 그중에서도 잦은 서구식 식생활과 인스턴트 음식 섭취가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 보고 있다.
김 교수는 “진료실 현장에서도 젊은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는데 젊은 나이에 발병할수록 증상이 심할 가능성이 높고, 예후도 좋지 않다”라며 “연령이 어린 환자의 경우, 영양분 흡수 불량으로 체중감소가 성장부진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치료법은 경증 혹은 중등증 질환에서는 항염증제, 단기 스테로이드, 면역조절제 등 약제들을 병합 선택해 치료하고, 중증 질환일 경우에는 생물학제제나 JAK억제제, S1P 수용체 조절제 등을 선택해 투여하게 된다.
질병 분류상 희귀난치질환에 속하는 염증성 장질환은 완치가 어려운 병이다. 하지만 적극적이고 꾸준한 치료를 통해 염증이 없는 관해 상태로 안정적인 건강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다만 증상을 확인하고 약만 처방하는 치료로는 한계가 있기에 삶의 여러 시기에 의사와 지속적 상의가 필요하다.
김 교수는 “염증성 장질환의 치료 목표는 증상 완화뿐 아니라 점막이 치유된 상태로 만들어 장 손상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도록 막음으로써 궁극적으로는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이 좋아져도 장 점막의 염증은 남아 있는 경우들이 있는데, 잔여 염증이 제대로 잡히지 않고 만성화되거나 악화가 반복되면 결국에는 장의 구조 변형을 일으키고 절제 수술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 반면 점막이 치유돼 내시경 등의 검사에서 염증이 관찰되지 않는 ‘깊은 관해’에 도달한 경우, 증상 재발의 위험성이 낮고 장기 예후도 좋았다는 여러 연구 결과들이 보고되었다.
김 교수는 “만성 염증의 지속은 암 발생률 증가와도 관련이 있어 지속적이고 철저한 염증 치료와 관리가 중요하다. 특히, 젊은 연령에서도 발생하는 질환인만큼 진단 후 조기의 적극적인 치료로 염증이 통제된 관해 상태에 빠르게 도달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며, 관해 도달 후에도 평생의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꾸준한 치료를 위해서는 환자에게 세심한 관심을 두고 집중해서 관리할 수 있는 의료기관을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 교수는 “염증성 장질환의 힘든 치료 과정을 극복해 양질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개개인의 특수한 상황에 대한 고민을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의료진을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이대목동병원은 염증성 장질환 환자의 장이 건강한 상태로 오래 유지될 수 있도록 돕는 친한 조력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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