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비누 사용?” 피부 더 푸석하게 만들어, 왜?
비누보다는 클렌저, 욕조 목욕 보다는 샤워, 발 뒷꿈치 각질 관리도 중요
바 형태로 된 비누는 피부 최상층 보호막인 각질층을 공격해 피부를 건조하게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자꾸만 피부가 건조해지고 심지어 가려워 불편한 경우가 있다. 이 괴로움에서 벗어나려면 예민하고 건조해진 피부를 어떻게 달래줘야 하는 걸까? 미국 건강정보매체 ‘에브리데이헬스(Everyday Health)’는 존스홉킨스대 피부과 전문의 발언을 인용해 만성 가려움증으로 고통받는 이의 삶의 질이 뇌졸중을 경험한 사람과 맞먹는다고 강조하고 피부 진정을 위한 일상 속 팁을 정리해 소개했다.
비누는 ‘No’, 욕조 목욕은 짧게
요즘은 많이 쓰지 않지만 고집스럽게 비누로 얼굴과 몸을 씻는 사람이 있다면 비누는 내려놓는 게 좋다. 바 형태로 된 비누는 피부 최상층 보호막인 각질층을 공격해 피부를 건조하게 한다. 피부의 PH는 4~5 정도인데 비누의 평균 PH는 9~10으로 강한 알칼리성을 띠기 때문. 강한 알칼리성 물질은 각질층을 공격해 피부 세포 결속력을 떨어뜨리고 이로 인해 수분이 손실돼 세균이 침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든다. 이러한 이유로 비누보다는 부드러운 바디클렌저나 클렌징폼을 사용하는 게 좋다.
단, 제품을 선택할 때 소듐라우릴설페이트 함유 여부를 살펴야 한다. 소듐라우릴설페이트, 즉 SLS은 합성 계면활성제로 값이 저렴한데 비해 세정력은 좋아 샴푸, 바디클렌저 등에 흔히 사용된다. 하지만 독성이 상당한 데다 특히 만성 피부 건조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피부가 너무 건조하거나, 아토피나 트러블 피부, 지루성 두피염 환자, 영유아는 특히 피하는 게 좋다.
뜨거운 물을 담은 욕조에 몸을 담그면 하루 동안 쌓인 피곤이 눈 녹듯 사라지는 기분이 든다. 하지만 건조하고 가려운 피부로 괴롭다면 욕조 목욕은 포기하고 몸을 씻는 시간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좋다. ‘미국 피부과 학회(AAD)’는 샤워 시간이 길어지면 피부가 수분을 많이 뺏길 수 있어 건성피부인 경우 샤워 시간을 5~10분으로 단축할 것을 권하고 있다.
물의 온도도 중요하다. 물이 뜨거울수록 피부가 빠르게 건조해지고 각질이 생겨 주름도 늘어난다. 피부를 생각한다면 뜨거운 물보다는 미지근한 물로 몸을 씻는 게 좋다.
샤워 후 보습제 ‘듬뿍’, 실내 공기는 ‘촉촉’
샤워가 끝나면 피부가 빼앗긴 수분을 공급하기 위한 보충 작업이 필요하다. 바디로션, 크림 등 보습제를 듬뿍 발라주는 것이다. 되도록 샤워 후 최대한 빨리 보습제를 발라 피부 표면 세포에 수분을 가두고 가볍게 두드려 젖은 몸을 말려 준다. 샤워 후 한참 지나서 보습제를 바르면 그 사이 피부가 건조해지고 자극을 받아 좋지 않다. 피부가 심하게 건조하다면 로션보다는 크림 타입을 사용하는 것이 수분 유지에 도움이 된다. 단, 향이 첨가되면 향을 내는 성분이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으므로 제품라벨을 꼼꼼하게 살펴 ‘무향’ 제품을 선택한다.
실내 습도를 적절히 유지하는 것도 당연히 중요하다. 습도를 수시로 확인할 수 있도록 습도계를 구입하고 가습기를 틀어 집안 습도를 30~50%로 유지한다. 가습기를 사용할 때는 특히 세척과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클리블랜드 클리닉은 세균 번식을 막으려면 매일 물을 교체하고 적어도 2~3일에 한번은 필터, 물통을 깨끗하게 세척, 건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내 온도가 높아지면 습도가 줄고 건조해지기 때문에 난방은 딱 필요한 정도만 사용한다.
부드러운 옷, 외출할 때는 모자
피부를 감싸는 옷의 소재와 외출 시 피부로 쏟아지는 햇빛 역시 피부 건조를 유발할 수 있다. 땀을 잘 흡수하고 피부에 자극이 적은 부드러운 면 소재의 옷을 입는 게 좋다. 양모 등 일부 직물은 가려움증을 심하게 만들고 피부 자극을 키울 수 있으니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세탁세제나 섬유유연제가 옷에 남을 수 있으므로 되도록 자극이 적은 무향 제품을 사용하고 여러 번 헹구는 것이 피부 건강에 도움이 된다.
햇빛은 비타민D를 생성하고 기분까지 좋게 하지만 피부에는 상당한 자극이 된다. 특히 햇빛에 자주 노출된 피부는 각질층이 약해져 피부가 건조해지고 심한 가려움증이 생길 수 있다. 이에 ‘미국 암협회(ACS)’는 햇빛에 노출이 잦은 경우 최대한 그늘을 찾고 모자, 긴 바지, 긴소매 셔츠,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는 옷, 선글라스, 자외선 차단제 등으로 피부를 지킬 것을 권장하고 있다. 특히 자외선이 가장 강한 한낮(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사이) 외출을 피하고 자외선 차단제는 SF30 이상 제품을 선택, 라벨 설명에 따라 덧바르기까지 꼼꼼하게 챙겨야 한다.
영양만점 식물성 식단, 금연과 숙면
건강에 좋다는 채소, 과일, 곡물, 씨앗류, 견과류는 피부에도 좋다. 클리블랜드 클리닉에 따르면 항산화제가 풍부한 과일과 채소는 햇빛 손상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할 뿐 아니라 면역력을 높이고 염증을 줄인다.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생선 역시 가렵고 건조한 피부와 염증 개선에 도움이 된다.
금연도 중요하다. 니코틴은 혈관을 수축시키고 피부로 가는 혈류를 감소시켜 피부 건조를 유발할 수 있다. 또, 피부 노화를 촉진해 조기 주름, 눈 밑 붓기, 고르지 못한 피부색 등의 트러블을 일으킨다.
충분한 수면 역시 피부 건강을 지키는 길이다. 잠이 부족하면 스트레스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코르티솔이 분비되면서 피부 염증이 생기고 여드름, 건선, 습진 등이 재발할 수 있다. 땀이 습진 환자에 좋지 않다는 말도 있지만 운동을 하면 면역력이 향상되고 숙면이 가능해져 오히려 피부에 도움이 된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발뒤꿈치 각질을 방치하면 감염 위험이 커지므로 보습제로 피부 수분 관리를 해주는 게 좋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발 각질 관리 必, 증상 심하면 병원
쉽게 건조해지는 부위 중 하나인 발, 특히 하얗게 일어난 발뒤꿈치 각질 관리에 공을 들이는 게 좋다. 메이요 클리닉에 따르면 발뒤꿈치가 건조해져 생긴 피부 균열을 방치하면 균열이 심해져 결국 감염 확률이 높아진다. 각질을 물에 불려 잘 제거하고 촉촉한 발을 위해 하루에 두 번 정도 보습제를 듬뿍 발라주면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
피부 건조와 가려움이 심각한 습진, 건선의 증상일 수도 있기 때문에 일상 속 관리와 노력으로 차도가 없다면 피부과를 찾아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건조함과 가려움증으로 밤에 잠을 설친다거나 긁다가 상처나 감염이 생긴 경우, 피부 각질이나 이상이 있는 피부 범위가 넓은 경우에도 병원을 찾는 게 좋다.
김근정 기자
lunakim@kormedi.com
유튜브 약초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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