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마다 간지러워 '벅벅' 긁었는데…병원 갔다가 '날벼락' [건강!톡]
전염성 강한 피부질환 '옴' 진단받아
피부 접히는 곳 취약…빠른 의심 중요
여러 명 사용 옷‧침구 등 소독 주의해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밤마다 손등이 너무 가려워서 계속 긁었어요. 처음에는 벌레나 모기에 물린 건가 싶었는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30대 직장인 윤모 씨는 가을맞이 캠핑을 다녀온 뒤 손등 부위에 가려움증을 호소하다 피부가 붉게 부어오르는 증상을 겪었다. 손으로 긁은 부위에 울긋불긋한 상처가 나더니, 손가락 사이에 상처가 점점 퍼지면서 통증까지 호소했다.
결국 병원을 찾게 된 윤씨는 피부질환인 '옴'을 진단받았다. 윤씨는 "병원에선 캠핑장에서 대여해 사용했던 담요, 침구 등에서 옮았을 가능성을 의심했다"며 "여러 사람이 모이는 캠핑장에 옴 환자가 방문해 전염됐을 수도 있다고도 했다"고 말했다.
옴은 '옴진드기'에 의해 발생하는 전염성이 매우 강한 피부 질환이다. 사람 간 접촉으로 전파될 뿐만 아니라 여러 명의 접촉이 오가는 옷이나 침구류로도 감염될 수 있다. 옴진드기는 사람을 숙주로 하는 피부 기생충으로, 암컷이 피부에 1~2mm 깊이의 동굴을 판다. 암컷이 피부에 알을 낳으면 4~5일 후 부화하는데, 유충이 10~12일 후 성충이 되면 또 피부 속에 알을 낳는다.
옴진드기는 신체 부위에서도 주로 피부가 접하는 곳에 파고드는 특성이 있다. 손가락 사이와 사타구니, 겨드랑이, 손목의 굴촉, 여성의 가슴, 허리, 발목, 발가락 등이 옴진드기에 취약하다. 각질층이 두꺼운 손바닥과 발바닥에도 옴이 생길 수 있으며, 얼굴엔 감염이 잘 안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가려움증은 평균 4~6주간의 잠복기를 걸쳐 나타난다. 옴진드기는 주로 밤에 활동하기 때문에, 낮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다가 밤이 되면 심한 가려움증을 일으킨다. 반구형의 붉은 발진과 고름집, 결절, 수포 등의 증상도 동반될 수 있으며, 긁다가 생긴 상처에 세균이 침투해 화농이나 습진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옴은 윤 씨의 사례처럼 캠핑장과 같은 단체 생활을 하는 곳과 요양원과 장기보호 시설, 육아 시설 등 집단 시설에서 전염되기 쉽다. 특히 요양시설은 함께 생활하는 환자와 보호자가 집단으로 감염되는 경우도 많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불 등 침구만으로도 감염될 수 있으며, 가려워서 긁었을 경우 진드기와 알이 손톱에 묻어 몸의 다른 부위로 퍼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옴을 치료하거나 예방할 방법은 없을까. 우선 감염된 환자와 접촉은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으며, 환자의 옷‧침구는 60도 이상의 따뜻한 물에 세탁해야 한다. 연고제를 전신에 1주 간격으로 2번 도포하면 완치될 가능성이 높다. 여러 명이 모인 장소에서 옴 환자가 생기는 즉시 격리 치료를 해야 하며, 옴 환자와의 접촉을 피하는 것은 물론, 접객업소 등 침구 소독에 더욱 주의 기울여야 한다.
백진옥 가천대 길병원 피부과 교수는 "면역력이 약한 10세 이하 어린이와 노년층은 옴에 취약하다. 하지만 20~30대 젊은 환자도 예외는 아니다"라며 "옴은 빠르게 의심하고 조처를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옴은 방치하면 짧은 시간 동안 접촉한 가족‧친구 등 주변 사람에게도 전파되기 쉽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어 "(옴 때문에) 피부가 가려워서 긁으면 손톱 밑으로 들어간 수많은 진드기가 다른 부위로 전파된다. 되도록 손을 대거나 긁지 않아야 하고, 손과 피부를 청결히 관리해야 한다"며 "옴 치료제를 사용할 때도 쉽게 말해 살충제를 몸에 바르는 것이다 보니, 과도하게 연고를 바르면 위험할 수 있다. 옴을 치료하려다 알레르기 피부염이 생기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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