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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cer 1 폐암 | 공원에서도 담배는 안돼
금연전도사로도 알려진 박재갑 교수는 ‘폐암’을 떠올렸을 때 당연하게 따라붙는 ‘담배’를 떠올리며 안타까워했다.
“폐암은 여전히 가장 치료하기 어려운 암이고, 치사율도 높은 최악의 암이에요. 일단 담배만 조심하면 십중팔구는 예방할 수 있어요. 담배를 하루 한 갑 피우는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10배, 하루 두 갑을 피우는 흡연자는 무려 25배나 폐암 위험이 높아요.”
박 교수는 최근 자신이 대표를 맡고 있는 ‘한국 담배제조 및 매매 금지 추진운동본부’ 명의로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항의 공문을 보냈다. 그 내용은 서울시의 금연공원 내 흡연구역 설치계획을 즉시 철회하라는 것이었고, 박 시장은 즉시 박 교수의 요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서울시장이 얼마나 영향력이 큰 지도자입니까. 제가 생각하는 지도자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서울시장을 예로 들었을 때 서울시민의 생명을 소중히 생각하는 것이에요. 복리후생 증진·확대 전부 좋지만, 일단 살아야 복지도 가능하죠. 박 시장은 이미 오래전인 2006년, 제가 ‘담배 제조매매 금지법’을 청원할 때 동참한 158명의 사회 각층 지도자 중 한 사람이에요. 저는 미처 기억을 못하고 있었는데 박 시장은 기억을 하더라고요.”
박 교수는 담배의 해악을 구체적인 예를 들어가며 거듭 강조했다.
“우리 국민을 죽음으로 모는 가장 큰 아이템이 담배예요. 1년에 5만여 명을 죽음으로 몰고 가죠. 이 정도라면 담배는 국가가 팔아선 안 되는 독약이고, 마약이에요. 국민이 좀 불편해하더라도 담배를 끊는 방향으로 끌고 가는 것이 지도자죠. 흡연자들의 생각에 영합해서 ‘아, 흡연자들이 불편할 테니 넓은 공원에 흡연하는 장소를 만들어줘야겠다’라는 건 정말 엉터리 생각이에요.”
이렇듯 금연전도사로 알려져 있는 박재갑 교수는 단순히 금연만을 외치는 것이 아니다. 금연뿐 아니라 나아가서는 담배를 제조하고 매매하는 것까지 금지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저는 단순하게 생각해요. ‘금연운동을 왜 하는가’부터 생각해야죠. 금연 운동하는 사람들도 왜 담배 피는 사람의 숫자를 줄여야 하는지 잘 모르고 있어요. 담배를 왜 만들어 팔까요? 담배는 독극물, 마약이기 때문에 만들어 팔지 않아야 하지만 사람들이 많이 피니까 안 만들어 팔면 사회적 혼란이 오니까 할 수 없이 파는 거죠. 못 끊는 사람을 극소수로 줄여야 해요. 예를 들어 현재 800만, 900만 명이 피는 데 그 숫자가 50만 명 정도로 줄면 그 사람들을 등록해서 의사가 관리를 해줄 수도 있잖아요. 금연운동을 위한 금연운동은 아무런 의미가 없어요. 미래의 아이들은 담배를 구경조차 못하게 해야겠다는 것이 제 생각이에요.”
Cancer 2 위암 | 아직도 짜게 드시나
위암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위암의 원인으로는 식생활, 세균감염, 음주, 흡연 등이 꼽히지만 위암은 특히 식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위암, 왜 이렇게 우리를 괴롭힐까.
“과거 냉장고가 보급되지 않았을 당시 생선을 썩지 않게 하기 위해 질산염을 뿌렸어요. 차갑게 보관해야 하는 음식들은 보관 중에 효소가 작용해 발암물질을 만들죠. 냉장고가 보급되고, 너무 맵거나 짜지 않은 청결한 음식을 먹으면서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위암은 무서운 질병이에요.”
하지만 박 교수는 국민들이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에 지나치게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세계보건기구(WTO)에서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을 발암물질로 분류하면서 치료약을 복용해야 할지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으나 이 균이 위암 발생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 치료약 복용보다는 정기적으로 위내시경 검사를 하는 편이 위암 발병을 막는 데 더 효과적이다.
또 위암은 진행이 시작되면 위궤양이나 십이지장궤양과 혼동되는 증상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궤양인지 위암인지 헷갈릴 정도면 이미 진행된 위암일 가능성이 높다. 위암이 진행되면서 상복부 불쾌감이나 복통, 소화불량, 식욕부진, 체중감소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구토증이 일고 혈변을 보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위암을 조기에 발견 못하면 위의 일부 혹은 위 전체를 잘라내야 한다. 위는 간처럼 재생이 되지는 않지만 소화흡수 능력은 조금씩 회복되기 때문에 식사 관리를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Cancer 3 간암 | 외국선 10대 암에도 못드는 데
오른쪽 윗배가 자주 아프고 식욕부진이 지속될 때는 간 이상을 의심해봐야 한다. 간은 3분의 2, 혹은 그 이상이 손상돼도 아무런 신호도 보내지 않는 경우가 많아 간에서 생긴 질환은 늦게 발견되기 십상이다. 조용하지만 무서운 간암, 어떻게 예방해야 할까.
“간암은 간염 백신을 통해서 70%는 예방이 돼요. 간염을 통해서 간암으로 가죠. 알코올이나 지방간 등이 조금씩 영향을 주기도 하지만 일단은 간염 백신을 맞는 게 최선이에요. C형 간염은 아직 백신이 없어요. 주삿바늘, 면도기, 칫솔, 손톱깎이 등을 함께 사용하거나 소독되지 않은 문신도구, 피어싱 등을 통해 감염되기 쉽고 성 접촉이나 수혈을 통해 감염될 수 있으니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죠.”
실제 우리나라 간암환자의 약 70%가 B형 간염, 약 10%가 C형 간염을 보유하고 있다. 간암의 약 80%는 간염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발생하는 것.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 중 30~40%는 간경변증으로 진행되고, 간경변증은 간암으로 발전하기 쉽다. 특히 C형 간염의 경우는 급성 C형 간염에서 만성간염으로 진행되는 비율이 무려 80~90%에 달하기 때문에 바이러스 보유자가 적어 간암 환자의 숫자가 적을 뿐 바이러스 보유자가 늘면 간암 환자도 급증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대 의학으로는 만성간염과 간경변증을 완치할 방법이 없다. 따라서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와 간경변증 환자는 6개월 주기로 간암 발생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검사 결과 간암으로 확진되면 간을 절제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치료법이다. 간은 우리 몸에서 유일하게 재생되는 장기이기 때문에 80% 이상을 절제해도 정상에 가까운 상태로 재생된다.
놀라운 사실은 미국, 영국 등에서 간암은 10대 암에도 못 든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높은 발생률은 물론 높은 사망률까지 보이는 것은, B형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가 많은데다 조기 발견 기회를 놓쳐 생존율이 낮은 단계에서 간암을 발견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Cancer 4 대장암 | 운동화 신으면 안 걸려
대장암 분야 최고 명의로 꼽히는 박재갑 교수. 그는 똥 건강법으로도 유명하다. 건강에 신경 쓰는 이들이라면 배변 후 자신의 변을 확인하는 사람은 적지 않다. 조선시대에는 왕의 변으로 건강상태를 확인할 정도로 똥은 사람의 건강상태를 여실히 보여준다.
대장암은 자각 증상 없이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장 끝에 있는 15cm 길이의 직장에 발생하는 암이 특히 위험한데 이유는 항문을 살리느냐 못 살리느냐가 달렸기 때문이다. 항문의 중요성은 구구절절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1973년부터 지금까지, 40년 가까이 대장암 환자 치료를 해온 박재갑 교수에게 가장 보람된 일을 묻자 이런 답이 돌아왔다.
“항문을 살릴 수 있게 돼서 기뻐요. 1990년대 초만 해도 항문을 살리기 힘들었거든요. 하지만 1990년대 말부터는 90% 이상 항문을 살렸죠. 그만큼 기술이 발전됐어요. 항문을 잃은 환자는 평생 배변주머니를 달고 인공항문으로 배변을 해야 하니까 얼마나 고통스럽겠어요.”
그렇다면 대장암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과거에는 무조건 기름진 고기를 덜 먹고 섬유질 성분을 많이 먹으면 좋다고 했어요. 가장 확실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