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짠데 젓갈 더!"...짠 음식 좋아하는 사람, 뇌는 '이렇게' 다르다?
부신호르몬 ‘알도스테론’이 뇌간 ‘HSD2 뉴런’에 작용, 소금 섭취 욕구 일으키는 것으로 밝혀져
젓갈 등 짠 음식을 유독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짠 음식에 대한 욕구는 부신호르몬 '알도스테론'이 뇌의 특정 뉴런(HSD2 뉴런)에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짠 음식은 고혈압 콩팥병 위암 위험을 높인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젓갈 등 짠 음식을 많이 먹으면, 고혈압 위험이 높아진다. 그런데도 짭짤한 음식을 유독 많이 찾는 사람이 있다. 집밥보다 밖에서 사먹는 음식이 더 맛있게 느껴진다면 그건 소금(나트륨)이나 설탕, 조미료를 음식에 더 많이 넣었기 때문일 수 있다.
소금에 대한 욕구는 알도스테론 호르몬이 뇌간(Brainstem)의 특정 뉴런에 작용해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아이오와대 연구팀은 콩팥 위 내분비샘에서 생기는 호르몬 ‘알도스테론’이 뇌의 ‘HSD2 뉴런(신경세포)’에 작용해 소금 섭취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소금 속 나트륨 성분은 매우 중요한 영양소다. 나트륨 수치가 너무 낮으면 혈액량이 줄어 심각한 건강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반면 나트륨 수치가 너무 높으면 고혈압과 심혈관 병이 발생할 수 있다. 연구의 교신 저자인 조엘 기어링 부교수(신경학)는 “소금 섭취에 대한 욕구를 조절하는 뇌 회로를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HSD2 뉴런’을 새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에 의하면 좌우 양쪽의 콩팥(신장) 위에는 ‘부신’이라는 삼각형의 내분비샘이 있다. 부신 피질에선 알도스테론·코르티솔·성호르몬을, 부신 수질에선 카테콜아민을 분비한다.
연구의 책임 저자인 실비아 가스파리니 박사(신경학, 박사후연구원)는 “나트륨 수치를 조절하는 핵심 호르몬인 알도스테론은 혈액을 포함한 체액의 양이 부족할 때 생성되는 게 일반적이다”라고 말했다.
예컨대 물을 충분히 마시지 않고 땀을 흘렸거나, 출혈이 있거나, 구토나 설사를 일으키는 병을 앓을 때 부신피질에서 알도스테론이 만들어진다.
알도스테론은 콩팥 등 기관에 나트륨을 보유하라고 지시해 체액량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알도스테론 수치가 너무 높으면 원인을 알 수 없는 ‘원발성’ 부신피질증(알도스테른증)을 일으키며, 이는 심각한 고혈압으로 이어질 수 있다.
부신피질증은 고혈압 환자의 10~30%에서 고혈압의 원인이 된다. 부신피질증으로 인한 고혈압 환자는 다른 고혈압 환자에 비해 뇌졸중, 심부전, 부정맥(비정상적인 심장 리듬) 등 위험이 3배 더 높다. 하지만 그 이유는 아직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종전 연구 결과를 보면 부신피질증(알도스테른증) 고혈압 환자는 다른 고혈압 환자보다 소금을 훨씬 더 많이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생쥐의 식단에 나트륨이 부족하면 알도스테론 생성과 소금 섭취량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이번에 확인했다.
또한 뇌간에 있는 HSD2 뉴런의 활동도 늘어난다는 걸 알아냈다. 가스파리니 박사는 “가장 흥미로운 사실은 사람과 생쥐, 돼지 등에서 HSD2 뉴런이 발현된다는 점"이라며 “HSD2 뉴런은 사람에 약 1000개, 생쥐에 약 200개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로 소급 섭취 욕구를 제어하는 뉴런의 유전적 정체성과 위치를 파악한 만큼, 저혈압 환자의 나트륨 섭취 욕구를 촉진하고 부신피질증 환자의 과도한 염분 섭취를 줄이는 치료 전략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연구 결과(Aldosterone-induced salt appetite requires HSD2 neurons)는 미국임상학회(ASCI)가 발행하는 저널 《JCI 인사이트(JCI Insight)》에 실렸다.
김영섭기자
edwdkim@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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