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금주등 술에 대한것

불금, 현명한 숙취해소법

자연속에서 2014. 10. 19. 11:21

불금, 현명한 숙취해소법

#1. 대기업 영업부 5년차 김모(32)씨는 술자리에 앞서 숙취해소제를 먹우며 한숨을 쉰다. 맥주 한잔에도 눈앞이 핑핑 도는 체질이기 때문이다. 김씨는 "금요일 밤이 되면 '기회는 이때다' 싶어 술을 계속 먹인다"며 "감시 아닌 감시도 삼엄해져 술을 버리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2. 한 유통업체 홍보팀장 박모(49)씨는 웬만한 기자들보다도 술을 잘 마시는 '애주가'다. 그가 처음부터 술을 잘 마셨던 것은 아니다. '큰 건은 술자리에서 나온다'고 굳게 믿는 기자들을 상대하다 보니 좌중이 취기에 젖어가는 와중에도 혼자 맑은 정신을 유지할 수 있는 '술 실력'이 필요했다.

이른바 '불타는 금요일(불금)'은 직장인들이 한주간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회식을 자주하는 날이다. 물론 최근 젊은 층에서는 건강을 생각해 술자리 대신 문화행사나 가벼운 칵테일 파티로 불금을 대신하는 경우가 늘고 있지만, 정작 술을 피해야 할 중장년층은 여전히 술로 한 주를 마감한다. 이 같은 회식 때 통과의례처럼 마셔야 하는 술, 현명하게 마시는 방법은 없을까.

◆ 술자리, 피할 수 없다면 요령 있게

술자리가 갑자기 잦아지면 한 달 새에도 몸무게가 3~4㎏ 이상 쉽게 늘어날 수 있다. 가을이나 겨울철에는 날씨가 쌀쌀해져 활동량이 적은데다가, 안주 등으로 칼로리 섭취가 많아져 체중이 쉽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적정 음주량은 개인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하루에 성인의 남성의 경우 알코올 2단위, 여성은 1단위, 노인은 0.5단위로 본다. 알코올 1단위는 알코올 12g으로 ▲소주로는 1잔(50㏄) ▲맥주는 1캔(320㏄) ▲위스키는 1잔(30㏄) ▲막걸리는 1대접(200㏄)에 해당하는 양이다. 이 기준으로 하루 5단위 이상 술을 마시면 폭음으로 간주한다.

그러나 기준을 밑도는 적정량을 마셨어도 하루 술자리를 했으면 다음 술자리까지 적어도 2~3일은 간격을 두어야 한다. 한 알코올전문의는 "알코올 5잔 이하를 해독하는 데에는 하루면 충분하지만 음주가 연달아 이어지면 2~3잔이라도 누적효과가 나서 만성피로와 위장장애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빈속에 마시는 술은 '毒'

빈속에 마시는 술은 더욱 위험하다. 술자리는 대개 일과가 끝나자마자 시작돼 식사를 소홀히 한 채 술을 마시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공복에 술을 마시면 알코올 흡수 속도가 빨라지고 혈중 알코올 농도도 급격히 상승한다.

술을 마신 뒤에도 신체 균형을 깨뜨리고 위 점막을 자극해 위염이나 위출혈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술을 마시기 전에는 우유나 치즈, 달걀, 생선, 고기 등 고단백질 음식을 먹어 알코올 흡수 속도를 늦추고 위장에 부담을 줄여줄 필요가 있다.

또한 술은 가급적 천천히 마시는 것이 좋다. 소주 한 병을 30분 동안 마시는 것이 소주 두 병을 2시간 동안 마시는 것보다 더 해롭고, 술 마시는 속도를 늦추면 늦출수록 뇌세포에 전달되는 알코올의 양이 적어져, 간이 알코올 성분을 소화시킬 수 있도록 충분히 여유를 줄 수 있다.

◆ '폭탄주+담배', 저승 가는 지름길

폭탄주는 더 좋지 않은데 특히 맥주와 양주 폭탄주는 그야말로 폭탄이나 다름없다. 양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는 술의 향과 색깔을 내기 위해 넣은 각종 화학 첨가물들이 서로 반응해 쉽게 취하고 두통 등 숙취를 남긴다.

폭탄주는 알코올 도수가 10~15도 가량 되는데, 이는 알코올이 위장과 소장에서 가장 빠르게 흡수되는 상태다. 폭탄주가 빨리 취하는 것은 맥주에 섞여 있는 탄산가스가 소장에서 알코올의 흡수 속도를 가속화하기 때문이다. 폭탄주는 위장장애나 급성 위염, 간 장애 등을 일으킬 확률이 다른 술보다 상대적으로 높다.

술을 마실 때 담배는 '독약'이다. 술을 마실 때에는 간에서 요구하는 산소의 양이 늘어나는데, 이 때 담배를 피우면 산소가 결핍돼 몸에 더 해롭다. 또 담배가 뇌의 중독 관련 부위를 자극해 술을 더 마시게 만드는 작용을 한다. 이밖에도 담배와 술은 서로의 흡수를 돕는 역할을 한다. 담배는 체내 알코올 흡수를 촉진하고, 알코올은 니코틴을 녹이고 피를 빨리 돌게 해 서로의 흡수를 돕는다.

◆ 음주 후 격렬한 운동은 자살행위

술 마신 직후에 격렬한 운동을 하는 것은 자살행위나 마찬가지다. 심장발작을 일으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반사신경과 판단력이 떨어져 상처를 입거나 남을 다치게 할 수 있다.

사우나도 좋지 않다. 그렇지 않아도 알코올이 이뇨작용을 일으켜 수분과 전해질이 부족한 상태에서 사우나까지 하면 땀이 무리하게 배출되기 때문이다. 술 깬다고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뇨작용이 있는 커피도 탈수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위험하다.



지나친 음주와 육식은 혈중 지방(콜레스테롤) 농도를 높여 고지혈증으로 이어지기 쉽다. 고지혈증을 막으려면 술을 줄이고 육류 대신 가급적 채소를 섭취해야 한다. 세계일보 DB음주 후에 찬바람을 쐬는 것도 금물이다. 술로 인해 오른 체온을 떨어뜨려야 좋을 것 같은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술을 마시면 알코올의 자극으로 피부혈관이 확장되고 체온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이럴 때 찬바람까지 쐬면 면역력이 떨어져 각종 호흡기 질환 등에 걸리기 쉽다.

◆ 홍조증 있는 사람에게 자꾸 술 권하는 건 빨리 죽으란 소리

알코올의 독성은 기본적으로 마신 술의 양에 비례해 늘어나며 다음날 숙취가 적다고 해도 몸에 미치는 영향은 술을 못 마시던 예전과 같다.

한두 잔 술에 얼굴이 홍당무처럼 달아오르는 홍조증이 있는 사람은 더욱 조심해야 한다. 얼굴이 금방 빨개지는 것은 혈액순환이 남들보다 잘돼서가 아니라 알코올 분해효소가 날 때부터 적어 알코올을 잘 분해하지 못해서다.

알코올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아세트알데하이드라는 독성물질은 다시 물과 탄산가스로 분해돼 몸 밖으로 배출되는데, 이런 능력이 떨어지면 축적된 독성이 피부 쪽으로 이동해 얼굴이 붉어진다. 즉, 술만 마시면 홍당무가 되는 사람에게 자꾸 술을 권하는 것은 빨리 죽으라는 소리와 마찬가지다.

한편, 한독의 숙취해소제 레디큐가 직장인을 대상으로 '행오버 주스 레디큐 회식 지원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특이한 건배사나 폭탄주 제조비법, 회식 중 일어난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레디큐 페이스북에 남기면 팀 전원에게 숙취해소제 레디큐를 보내주는 이벤트다. 한독 측은 "이 이벤트는 평소 회식과 모임 등으로 술자리가 잦은 직장인들에게 숙취를 다스리고 건강을 챙기는 건전한 음주문화를 조성하자는 의미에서 기획했다"고 전했다.

술을 강요하는 문화도 문제지만 주는 대로 무작정 마시는 태도도 문제다. 더 이상 마시기 힘들 때는 나만의 술 조절 요령을 익혀 자신의 몸을 지키는 지혜가 필요하다.

▲나의 주량을 모른다면=스웨덴 생리학자 위드마크의 이름을 딴 위드마크 공식[(섭취한 술의 양x알코올 농도x알코올 비중)÷(체중×남녀성별계수)]은 체중을 통한 혈중 알코올 농도 계산법이다. 개인마다 컨디션, 건강상태 등에 따른 알코올 분해 속도는 다르다. 하지만 아직 자신의 주량을 확실히 모르는 신입생은 이 공식을 통해 자신의 대략적인 주량을 미리 점검해 보는 것이 좋다. 체중이 70㎏인 남성을 기준으로 알코올 분해 시간은 소주 1병을 마셨을 때 약 4시간, 체중이 60kg인 여성은 6시간이 걸린다. 막걸리의 경우 남자는 약 3시간, 여자는 약 4시간이다.

▲술 알레르기 체질=특정 음식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음식 알레르기가 있듯이 술도 알레르기 체질이 있다. 취하기도 전에 온몸이 빨개지거나 혀가 꼬이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정중하게 거절하고 현재 상태를 설명하는 것이 좋다.

▲물을 활용하라=술자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분위기'. 회사 상사가 주는 술을 거절하기 어렵다면 술잔 옆에 물을 준비해 놓자. 물을 마시면 음주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물은 알코올 분해에 꼭 필요하며 이뇨작용을 촉진해 술 깨는 데 도움을 준다.

▲많이 묻고 답하라=음주보다는 대화에 목적을 두자. 많은 대화는 술에 덜 취하도록 돕는다. 체내에 흡수된 알코올의 약 10% 정도는 호흡을 통해 배출된다. 큰소리로 자기소개를 하고, 많이 웃고 이야기를 나누면 좋은 인상을 줄 수 있음은 물론 술도 덜 취할 수 있다.

▲일꾼이 되어라=계속되는 술잔이 부담스럽다면 일꾼이 되자. 술잔이나 물 등 필요한 것이 있을 때 "제가 가지고 오겠습니다"라며 계속 몸을 움직이면 적극적인 신입사원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술도 더 빨리 깨고, 술잔을 받는 기회도 줄어드는 1석3조의 효과를 노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