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금주등 술에 대한것

과일로 우리 술 만들기

자연속에서 2014. 10. 16. 12:30

과일로 우리 술 만들기

우리도 가정에서 포도, 매실, 복분자 등을 이용하여 과실주를 많이 담가 마시고 있다. 통상 과실주를 담그는 방식은 과일에 도수 높은 소주 등을 넣어 과일의 맛과 향을 술 속에 침출시키는 것이었다. 효모는 대체로 알코올 도수가 15% 정도를 넘으면 점차 사멸하기 때문에 도수 높은 소주와 과일을 섞으면 발효가 일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종전 집에서 담그던 포도주 등의 과실주는 과일주스 원액과 소주를 섞은 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

얼마 전부터 소주를 넣지 않고 포도 등을 발효시키는 정통 서양식 와인 제조법을 사용하여 과실주를 담그는 사람이 늘고 있다. 포도 등 과일은 주성분이 당분과 물이기 때문에 효모만 있으면 알코올 발효가 이루어져 술이 된다. 맛있는 술이 되기 위해서는 일단 과일 당도가 높아야 한다.

프랑스 등의 양조용 포도는 대부분 당도가 22브릭스를 넘는다. 포도와 효모만으로 먹기 좋은 알코올 도수 12% 정도의 포도주를 만들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의 포도는 달다고 해도 거의 대부분 당도가 14~15브릭스 정도이다. 매실, 복분자 등 다른 과일의 당도는 포도보다 낮다. 낮은 당도의 과일로 술을 담그면 술이 시어져 잘못되기 쉽고, 술이 돼도 밍밍하여 맛이 없다. 따라서 한국 과일로 서양식 와인을 만들기 위해서는 설탕을 넣어 당도를 22브릭스 정도로 올려줘야 한다.



한국의 포도와 설탕 그리고 와인용 효모를 넣어 발효, 숙성시키면 그럭저럭 마실만한 와인이 만들어진다. 다른 과일도 같은 방식으로 많은 종류의 과일주를 만들 수 있다. 이런 방식의 과일주 만들기는 소주를 부어 만드는 것보다는 훨씬 좋지만 서양식 짝퉁 같아 좀 찜찜하다. 전통과 접목된 우리식 과일주 만드는 법은 없을까 찾아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첫째가 서양에서 수입된 와인효모 대신 우리 효모를 쓰는 방법이다.

누룩을 쓰면 누룩냄새 등으로 과일주의 맛을 버릴 수 있기 때문에 석임이라는 것을 사용한다. 석임은 누룩과 밥을 섞어 발효하여 효모를 증식시킨 것이다. 적은 양의 누룩으로 많은 효모를 얻을 수 있다. 둘째는 전통 탁주나 청주를 만들 때 고두밥에 포도 등 과일을 섞어 술을 빚는 방법이다. 쌀 양의 절반 정도의 과일을 넣고 전통방식으로 발효시키는 것이다.

포도와 블루베리를 가지고 두 가지 방식으로 과일주를 빚어 보았다. 첫째, 석임을 사용한 과일주가 수입효모를 쓴 것보다 맛이 조금 더 좋았다. 적어도 수입효모보다 나쁘지는 않은 것이 확실했다. 둘째, 쌀과 섞어 만든 과일주는 맛과 색감 모두 뛰어났다. 전통주의 깊고 부드러운 맛과 과일의 신선한 맛이 어우러져 참 좋았다. 색깔도 부드러운 파스텔 톤으로 변하여 분위기가 있었다. 이렇게 전통과 혼합된 과일주들이 조금씩 만들어지고 있다. 이러한 우리식 과일주들이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고 찾는 사람도 생겨났으면 한다. 그러면 쌀과 과일을 생산하는 농가의 소득도 조금은 늘어날 수 있다.